에너지 뱀파이어 대처법, 조용히 거리두는 3단계 심리 전략
그 사람과 통화하고 나면 이상하게 기운이 빠진다. 별일 한 것도 없는데 몸이 무겁고, 기분이 가라앉는다. 약속을 잡을 때부터 부담스럽고, 만나고 나면 며칠을 쉬어야 한다.
이런 사람을 심리학에서는 '에너지 뱀파이어(energy vampire)'라고 부른다. 이들은 상대방의 긍정적 에너지를 빨아먹으며 상대를 지치게 한다. 연민이 넘치고 다정하며 주변 사람들의 안부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사람들이 주된 타깃이 된다.
주디스 올로프 박사는 저서에서 에너지 뱀파이어를 일곱 가지 유형으로 분류했다. 나르시시스트, 피해자, 통제자, 분열자, 분노 중독자, 죄책감 유발자, 비평가가 그 유형이다. 이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상대의 에너지를 소모시킨다.
에너지 뱀파이어는 나쁜 사람이 아니다
에너지 뱀파이어를 악의적인 존재로 규정하면 해결책이 없다. 심리학 연구는 이들이 반사회적, 경계선, 나르시시스트 성격 장애와 유사점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동시에 이들은 자신의 에너지 소모 행동에 대한 자기 인식이 낮을 뿐이며, 인식하게 되면 행동을 바꿀 수도 있다고 본다.
즉, 문제는 상대방의 인격이 아니다. 관계에서 나의 에너지를 어떻게 지킬 것인가의 문제다. 심리학자들은 에너지 뱀파이어가 주로 공감 능력이 높고 상냥한 사람에게 접근한다고 말한다. 그들은 항상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을 알아본다.
따라서 첫 번째 단계는 상대를 비난하는 것이 아닌, 내가 상대에게 얼마나 쉽게 에너지를 내주고 있는지 인식하는 것이다.
회색 돌 전략, 가장 조용한 방어
심리학에서 널리 쓰이는 전략 중 하나는 '회색 돌(Gray Rock)' 기법이다. 에너지 뱀파이어에게 재미없는 타깃이 되는 것이다. 그들의 감정 호소에 무미건조하게 반응하고, 극적인 반응을 주지 않는 것이다.
이 전략이 효과적인 이유는 간단하다. 에너지 뱀파이어는 상대의 반응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반응이 없으면 에너지도 없다. 심리학자들은 "이 뱀파이어들은 평정심에서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고 말한다.
회색 돌 전략은 냉담함이 아니다. 나의 감정을 지키는 방어막이다. 상대를 공격하지도, 나를 소모시키지도 않는 중간 지점이다.
경계를 세우는 구체적인 문장
주디스 올로프 박사는 경계 설정을 "내가 해줄 수 있는 것과 해줄 수 없는 것을 명확히 긋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중요한 것은 상대를 설득하려 하지 않는 것이다. 그들에게 옳고 그름을 설명할 필요가 없다.
심리학자들이 제안하는 실전 문장은 이렇다. "그렇게 느끼셨군요. 저는 지금 다른 선택을 하겠습니다." "동의해달라고 하는 게 아니라, 들어달라고 하는 겁니다." "저는 다르게 봅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해 논쟁하지 않겠습니다."
이 문장들의 공통점은 짧고, 변명이 없고, 상대를 공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정당화 없이 차분하게 말한 경계는 완성된 경계"라고 말한다.
오늘 한 걸음 멀어지기
에너지 뱀파이어와의 관계를 끊는 것은 쉽지 않다. 가족, 동료, 오랜 친구일 수 있다. 하지만 심리학자들은 "그들을 삶에 두고 싶다면, 덜 자주 보고 명확한 경계를 세우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의 에너지가 소중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타인의 감정에 흡수되지 않는 냉철함을 유지하는 것이 이기적인 게 아니다. 그것이 오래 건강하게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이다.
오늘 이렇게 해보자. 지금 떠오르는 에너지 뱀파이어 한 명을 생각해보라. 그리고 다음 약속에서 이렇게 말해보라. "나 오늘 30분만 가능해." 시간을 정해두는 것만으로도 에너지 소모가 줄어든다. 그 30분이 끝나면 자연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라. 조용한 거리두기는 그렇게 시작된다.
※ 이 글은 자기계발·마인드셋 시리즈의 일부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퇴근만 하면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를 다룹니다.


